우리 주위의 시각장애인의 수는 얼마나 될까요? 2019년 기준, 약 25만여 명 정도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결코 적은 수가 아니죠.
앞이 보이지 않아 글을 읽을 수 없는 이들에게는 '점자'라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요. 그리하여 11월 4일은, 이 점자가 만들어진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점자와 점자의 날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자란?
점자는 시각장애인용 문자를 의미하는데요.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지면에 돌기한 점들을, 눈 대신 손을 이용해 스스로 읽고 쓸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브라이유라는 프랑스인이 개발하여 브라이유의 6 점식 점자 체계는 세계적으로 공인되어 있는데요.
작은 6개의 점이, 세로로 3점, 가로로 2점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 점의 수와 위치에 의해 63개의 서로 다른 점형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점자를 사용하기 전에는 파라핀 서판에 글자를 음각하고, 목판에 글자를 새기고, 철사나 끈을 사용해 글자를 만들어 매듭수와 길이에 특수한 부호를 배정하여 사용하기도 했다는데요.
두꺼운 종이에 활자를 찍어 만든 선문자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점자의 종류
점자는 인쇄 방식에 의하여 네 가지로 분류되는데요. 행간 점자, 점간 점자, 복사 점자, 무지 점자가 있습니다.
행간 점자는 점자의 행과 행 사이에 점자를 찍고, 점간은 점자의 점과 점 사이에 점자를 찍습니다. 점간 점자는 행간 점자보다 부피와 경비를 절감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복사 점자는 점자 종이를 서모폼 복사기에 놓고, 그 위에 플라스틱 종이를 얹어서 열을 가해 복사하는 것이고,
무지 점자는 종이를 쓰지 않고, 내용을 녹음테이프에 수록하여 기계를 통해 읽는 것이라고 합니다.
점자의 원칙
한글점자에는 더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두 가지 원칙이 있는데요.
첫째는 기본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초성 중 ㄱ/ㄴ/ㄷ은 총 6점 중에 4점을, ㄹ/ㅁ/ㅂ은 5점, ㅅ/ㅈ/ㅊ은 6점, ㅋ/ㅌ은 1, 2점, ㅍ/ㅎ은 4, 5점을 기본점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둘째는 대칭의 원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즉, 모음 'ㅏ'를 대칭시키면 'ㅓ'가 되듯이, 점자 역시 'ㅏ'의 점자를 대칭시켜 'ㅓ'를 만드는 것입니다. 총 10자의 모음을 2자씩 모양을 반전시켜 제자 해주면 됩니다.
또 점자는 옆으로 풀어써야 하기에 초성과 종성이 다르게 제자 되어야 하는데요. 초성을 좌우 또는 상하로 대칭이동시켜 종성과 구분합니다.
점자의 실용성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점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 시각장애인의 점자 해독 비율은 겨우 5.2%에 불과한데요. 이는 아직 점자에 대한 부족한 사회적 인식과 이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사회에서는 점자를 단순히 일반 문자의 보조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어 제대로 된 규정이 마련되지 못하였고, 또 점자 표지판 규격화가 아직 되지 않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부터 점자 및 점자 문화의 발전과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목적의 점자 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점자의 물리적 규격을 표준화하는 '한국 점자 규정'도 개정되었습니다.
점자의 날과 훈맹정음의 창시자
점자의 날은 매년 11월 4일로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고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한글점자를 만들어 배포한 날을 기념하는 취지에서 지정하였는데요.
송암 박두성 선생은 1894년 시각장애인 교육을 하면서, 일어 점자로만 교육하는 데에 불만을 가졌다고 합니다.
또 앞서 언급한, 세계적으로 공인된 브라이유 점자 체계와는 한글이 맞지가 않아, 점자로 모든 한글을 표현할 수 있는 점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하여 1920년부터 한글 점자 연구에 착수하였고, 비밀리에 조선어 점자 연구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약 7년의 연구를 거쳐, 1926년 11월 4일 마침내 '훈맹정음'이라는 한글 점자를 완성하였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점자의 날을 맞이해 점자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우리에게는 문자의 보조 수단으로 여겨질지라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글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점자.
이번 점자의 날을 기념하여, 사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시각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에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는 태도와 마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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