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chicken game)이란 두 명의 경기자들(players) 중 어느 한쪽이 포기하면 다른 쪽이 이득을 보게 되며, 각자의 최적 선택(optimal choice)이 다른 쪽 경기자의 행위에 의존하는 게임을 말합니다.
여기서 의존적이라 함은 한쪽이 포기하면 다른 쪽이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한쪽이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쪽이 포기하려 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매와 비둘기 게임(hawk-dove game)’이라고도 하며, 우리말로는 ‘겁쟁이 게임(coward game)’으로 자주 번역됩니다.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이 즐긴 치킨 게임에서 유래
‘치킨(chicken)’이란 명칭은 두 사람이 충돌을 불사하고 서로를 향해 차를 몰며 돌진하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게임에서 유래했습니다.
제임스 딘(James Dean) 주연의 1955년 영화인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에도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둘 중 하나가 차의 핸들을 꺾지 않으면, 결국 충돌해 둘 다 죽습니다.
만일 둘 중 하나가 핸들을 꺾으면, 다른 운전자는 승리자가 되며 둘 다 죽을 이유도 사라집니다.
이 경우 핸들을 꺾은 사람은 치킨(chicken)이 됩니다.
즉, 치킨이 겁쟁이(coward)란 뜻입니다.
그 밖의 치킨 게임은?
매와 비둘기 게임은 치킨 게임의 생물학 분야 버전입니다.
이는 영역 다툼 게임을 벌이는 매와 비둘기가 경쟁(play hawk)과 타협(play dove)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게 됨을 지칭하고자 생물학자들이 만들어 낸 용어로써 경제학 및 수학 분야의 치킨 게임과 의미가 동일합니다.
치킨 게임의 정치학 분야 버전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협상에서 북한이 자주 구사해 온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입니다.
역사적으로는 과거 미국과 소련(Soviet Union, 옛 러시아) 간의 핵무기 감축 협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바 있습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벌이는 기업들의 치킨 게임 사례
2010년,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반도체 업체들이 치열한 치킨 게임을 벌였습니다.
각 업체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치열하게 반도체 가격인하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통해 마지막까지 버텼습니다.
결국 타 업체들이 줄줄이 항복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치킨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타협이다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나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상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파국에 근접해 갈수록 어느 순간 양쪽 모두, 또는 최소한 한쪽은 결국 백기를 들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위험을 대하는 합리적 인간상입니다.
그런데 경기자들의 합리적 태도를 전제하더라도 세상에는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 얼마든지 도사리고 있으며, 그러한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면 글자 그대로 모두에게 파국입니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도 버즈(Buzz)라는 젊은이는 마지막 순간에 차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사람의 사소한 실수 또는 기계적 오작동으로 인해 핵무기가 하나라도 발사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접고 대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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