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는 ‘그리스도 이전’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기원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뜻합니다.
그리스도 탄생 이전은 햇수로서의 의미도 없다는 기독교적 사고의 산물인데, 이것도 사실은 17세기에 들어서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원전을 뜻하는 BC와 기원후를 뜻하는 AD는 그 의미가 무엇이든 지금은 너무나 널리 쓰이고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려고 하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아직도 메이지(明治)니 헤이세이(平成)이니 하는 연호를 사용하여 연대 표시를 하고 있음을 기억한다면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연대표시라는 것이 세상 모든 사람, 모든 나라에서 같은 것을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1950년대까지는 단기(檀紀, 단군기원)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BC와 AD가 어떤 의미를 갖고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알고 나면 여러분의 생각에 꽤 큰 충격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우리말부터 살펴봅시다.
기원(紀元)이란 햇수를 세는 기준이 되는 해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기원전(紀元前)이란 햇수를 세는 기준이 되는 이전이란 의미입니다.
사실 나로서는 이 단어의 의미를 오래전부터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선사시대(先史時代)가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이전 시대란 것은 그래도 이해가 갑니다.
기원전 수천 년 동안 인류는 대단한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고, 인류의 기원, 문명의 기원, 다양한 종교의 기원, 철학의 기원이 될 만한 자취를 남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햇수를 세는 기준이 왜 그때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지금도 기원전 시기가 햇수를 세는 기준도 못 되는 낙후된 시대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기전(西紀前), 그러니까 서양에서 사용하는 기원 이전이라는 명칭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기원전이란 명칭은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을까요?
기원전, 즉 BC는 기원후, 즉 AD와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BC는 알다시피 ‘before Christ’, 즉 ‘그리스도 이전’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기원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뜻합니다.
그리스도 탄생 이전은 햇수로서의 의미도 없다는 기독교적 사고의 산물인데, 이것도 사실은 17세기에 들어서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A.U.C.(ab urbe condita), 즉 ‘도시의 건립으로부터’라는 뜻을 갖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A.U.C. 는 기원전 753년이 원년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도시란 곧 로마를 의미합니다.
한편 A.M.(anno mundi)도 사용했는데, 이는 ‘세상의 해’라는 의미로 기원전 3761년에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보는 유대교 책력에 따른 것입니다.
한편 AD는 ‘anno Domini’, 즉 ‘주님의 해’란 뜻으로, 이를 처음 제정한 이는 로마의 수도원장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Dionysius Exiguus)였습니다.
500년 무렵 스키티아에서 태어난 그는 예수의 탄생 연도를 로마의 건국기원 753년으로 계산했는데, 실제로 예수는 그보다 약 4년 앞서 탄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그가 제정한 서력기원, 즉 서기는 유럽에선 11세기, 스페인에선 14세기, 그리스 문화권에서는 15세기가 되어서야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더! 디오니시우스는 0이란 숫자를 활용할 줄 몰랐습니다.
그런 까닭에 기원을 0년부터가 아닌 1년부터 시작했으며, 이 전통이 이어져 21세기 또한 2000년이 아닌 2001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댓글